앵거스 디턴의 《위대한 탈출》 왜곡번역 논란에 대한 프린스턴대학교출판부의 입장: “왜곡 맞다”… 전량회수, 현진권 원장의 서문 제거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의 <위대한 탈출> 왜곡번역 스캔들 관련, 원 출판사인 프린스턴대학교출판부의 입장이 발표되었다.

링크: Press Statement Regarding Korean Version of “The Great Escape: Health, Wealth, and the Origins of Inequality”

앵거스 디턴 교수는 나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나와 프린스턴대학교출판부는 이 사안에 대하여 당신이 쏟은 노력에 감사한다”라고 치하하면서, 위 보도자료 발표 소식을 알려왔다.

이 보도자료에서 프린스턴대학교출판부는 <위대한 탈출>의 한국어 번역판이 “원전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 변경”이 가해진 채 출판되었으며, “이 책을 명백하게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 반하는 위치에 두려는 한국 경제학자에 의한 서문”이 포함된 채로 출간되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변경과 새로운 서문은 원저자나 프린스턴대학교출판부 모두에 의해 심사되거나 승인된 것이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여기서 말하는 서문이란 <피케티 vs. 디턴. 불평등을 논하다>라는 제목이 붙은 현진권 자유경제원 원장의 9쪽짜리 글을 말한다. 그간 <한국경제신문>은 이 서문과 같은 취지로 작년 6월 17일자에 정규재 논설위원실장의 글(링크)을 실은 이후 지금까지 디턴 교수의 취지를 왜곡하는 다수의 논설을 내놓은 바 있다.

다른 한편 프린스턴대학교출판부는, 한국어판 출판사인 한경BP는 현재 나와 있는 책을 회수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또한 조만간 새로운 번역본을 내놓을 것이며, 이 새 번역본은 원문을 정확하게 살리고 별도의 독립적인 감수(independently reviewed)도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이 책이 불평등에 관한 다른 저작들과 대조적으로 읽혀야 한다고 주장하는 서문”은 새로운 번역에서 빠져야 한다고도 명시하였다.

이상과 같은 프린스턴대학교출판부의 입장은 지난 20일 한경BP가 발표한 입장문(링크)에 비해 훨씬 강경한 내용을 담고 있다. 애초 한경BP는 자신들은 독자의 편의를 위해 서문에 약간의 변경을 가했을 뿐이라고 밝혔고 원저자의 의도를 훼손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프린스턴대학교출판부와 디턴 교수 측은 저자의 의도에 대한 왜곡이 명백하며, 이러한 왜곡에는 현진권 원장의 승인받지 않은 서문도 한몫을 했음을 인정하였다. 이로써 한경BP의 주장은 원저자와 원출판사에 의해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셈이다.

또한 프린스턴 측의 입장문에는 현재 나와있는 번역본을 시장에서 전량 수거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한경BP의 입장문에서는 이에 대한 구체적 실행방안은 물론 언급 자체가 전혀 없다. 만약 현재 시장에 있는 것이 수거되어야 한다면, 기존에 판매된 불량품도 수거되고 이에 대한 응분의 보상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한경BP는 이러한 모든 사항들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조속히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제 다시 공은 한경BP로 넘어간 셈. 또한 한국의 독자들의 목소리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과연 한국의 지성인들과 독서대중은 오늘날 불평등한 세계에 대한 노벨상 석학의 깊은 통찰과 우려를 담고 있는 <위대한 탈출>이, 역사든 책이든 뭐든 왜곡하는 저 집단에 의해 다시 출판되는 것을 좌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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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앵거스 디턴의 《위대한 탈출》 왜곡번역 논란에 대한 프린스턴대학교출판부의 입장: “왜곡 맞다”… 전량회수, 현진권 원장의 서문 제거

  1. 감사합니다 본 블로그의 포스팅 덕분입니다! 수고스럽게도 글쓴이께서 원문을 구하시고 번역본과 대조하여 글의 목적과 방향성을 꿰뚫어 본 덕분입니다 깜빡하면 정규재와 그 일당들에게 속아 책까지 사 볼 뻔한 1인입니다 진짜보수를 자처하시는 우리 정 씨는 노벨상 수상자의 저작의 의의와 의도를 왜곡해서 칼럼을 쓰고 그 사람 말대로 참 살기 좋은 세상이죠ㅋ

  2. 집단소송 한번 추진하시죠. 독자들이 출판사를 상대로.. 무료로 진해하겠습니다. 김정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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