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Ben Fine 교수 연속강연

안녕하세요. 블로그에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오랜만인 만큼, 좋은 소식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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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파인(Ben Fine) 선생께서 한국에 오십니다.

<현대 정치경제학 입문(Rereading Capital)>, <마르크스의 자본론(Marx’s Capital)> 같은 책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가 누구인지 잘 알려져있지는 않습니다. 연구자들도 의외로 잘 모릅니다. 70년대 중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의 황금기에 떠오른 서양의 여러 남성 경제학자 중 하나.. 특히 알튀세르주의적 경향이 다소 두드러진 경제학자 정도?

아마도 벤 파인 선생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우리말 설명은 <마르크스의 가치론>(Alfredo Saad-Filho 저)의 옮긴이 후기에서 찾아볼 수 있을 텐데요, 저와 함께 런던에서 벤 파인 선생의 지도로 박사과정을 밟은 전희상 선생께서 벤 파인의 학문적 궤적/업적을 상세히 설명해 놓았습니다. (알프레도 선생의 책에 벤 파인 선생이 소개된 이유는, 알프레도도 벤의 제자이고 둘이 공동작업을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벤 파인이 어떤 인물인가? 저에게 묻는다면, 주저없이 두 가지 대답을 할 겁니다. 첫째, 이제껏 그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마르크스의 경제사상을 현대화하고 또 그것으로써 현대 자본주의 경제를 비판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사람. 그리고 둘째, 경제학의 현 상태를 비판하고 그것이 사회과학 전반에 미친 해악을 파헤침으로써 사회과학의 여러 분야에 흩어져 있는 비판적 사회과학자들을 규합하고자 하는 사람. 저도 참여하고 있는 ‘정치경제학 진흥을 위한 국제 발의’(IIPPE)가 바로 그러한 노력의 산물입니다.

이번에 벤 파인 선생께서 방한하시는 동안, 총 3회의 강연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제가 ‘알선’은 했지만, 여러 기관의 도움 덕분에 순조롭게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세 개의 강연, 주제가 모두 다릅니다. 다르면서도, 묘하게 서로 보완적입니다. 그러니까 만약 여러분이 이 세 번의 강연에 모두 참여하신다면, 벤 파인이라는 사람이 어떤 연구자인지, 그리고 그가 경제학과 (그 대안으로서의) 정치경제학에 대해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를 어느정도는 감을 잡으실 수 있을 겁니다.

3회의 강연은 아래와 같습니다. 강연은 모두 무료로 진행되고, 누구나 참석이 가능합니다. 다만, 보시다시피 두 번은 대학에서 열리는데, 이는 대체로 연구자(교수, 대학원생 등)를 염두에 두고 준비될 것입니다. 하지만 벤 파인 선생은 비교적 친절하신 편이므로, 누구라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

다른 한번은 위 두번보다는 캐주얼한 분위기로 열릴 겁니다. 그래서 장소도 홍대앞으로 잡아봤습니다. 학생이나 활동가들을 주로 염두에 두고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강연 이후에 음료(?)와 다과를 함께할 수 있도록, 선생께 양해를 구해 두었습니다. 유럽에 가지 않고도 유럽에 간 것 같은 시간, 벤 파인 선생과 특별한(!) 시간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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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강연>

제목: Economics and Interdisciplinarity: One Step Forward, N Steps Back?
일시: 7월 16일 화요일 오후2시
장소: 서울대학교 사회대 16동 국제회의실(34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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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년 경제위기를 통해 경제학의 무능과 다양한 문제점이 다시금 드러났고, 그 반작용으로 경제학의 변방, 그리고 경제학 바깥에서 경제학의 문제점을 지적해온 다양한 흐름들이 주목받았다. 이런 흐름들을 당분간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이라고 이름 붙여보자. 그렇다면 이 정치경제학은 간학문적 성격을 띠는 게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그간 계속적으로 간학문적(interdisciplinary)으로 발전해 온 것은 주류 경제학(mainstream economics)이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이를, 경제학이 내학문적(intradisciplinary) 성격, 그러니까 여타 학문분야들과 구별되는 그 고유의 영역을 구축한다는, 경제학뿐 아니라 그 어떤 학문분야라도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을 법한 태도와 단절하고 있는 신호로 해석해도 좋을까? 언뜻 보아서는, 주류 경제학의 간학문적 성격은 그간 경제학에 제기되어 온 주요한 비판들–이를테면 리얼리즘의 결여, 방법론 무시, 주류 이외의 대안적 경제사상 및 경제사상사에 대한 무시 등–을 불식시키는 것 같은데, 정말 그러한가?

이번 강연에서 벤 파인은 주류 경제학의 매우 특징적인 어떤 측면, 곧 그가 ‘경제학 제국주의'(economics imperialism)라고 부르는 것을 추적함으로써 위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모색할 것이다. 그에 따르면 경제학 제국주의는 크게 세 단계에 걸쳐 발달해왔는데, 이러한 단계들을 특징지으면서 파인은 경제학 제국주의의 ‘역사적 논리’를 새삼 강조한다. 또한 그럼으로써, 처음엔 그저 시장에서의 수요-공급 문제에 한정되었던 경제학 제국주의가 어떻게 나중 단계에 와서는 세상만사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논리적 틀을 만들어내게 되었는지를 설명할 것이다.

파인에 따르면, 경제학 제국주의의 결과, 여러 분야나 방법 가운데서도 미시경제학(과 계량경제학)이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그런데 그 정도와 수용성이 그야말로 엄청나서, 미시경제학(과 계량경제학)의 원리들은 파인이 ‘suspension’(‘보류’라고 옮길 수 있을 법한 표현)이라고 이름붙인 과정을 통하여 여타의 학문분야와 영역에 적용되게 되었다–아무리 그것이 비일관적이고 마구잡이 식이라 해도 말이다. 오늘날 우리가 목격하는 주류 경제학의 (점증하는) 간학문적 성격의 실상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두 번째 강연>

제목: Marx’s Political Economy, Prospects 150 Years after Capital
일시: 7월 16일 화요일 오후7시
장소: 공중캠프(홍대 산울림소극장 근처. http://dmaps.kr/4323o)

“저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50년쯤 전에 영어로 처음 읽기 시작했습니다. (…) 저의 독서는 오늘날의 워드프로세서나 전자파일 버전이 주는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이루어졌지요. 당시 막 경제학, 그리고 정치경제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던 저는 손으로 일일이 노트를 한 페이지씩 채워나갔는데, 그것을 몇 번이고 복사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뿐인가요. <자본론> 본문의 중요 페이지들을 고르고, 이를 잘라내서 붙인 뒤 나중에 참조하기 좋게 가치, 비생산적 노동, 공황, 지대, 기술변화 같이 여러 범주들로 분류해 철해두고는 했지요. 저는 그렇게 만든 결과물로 캐비넷 하나를 가득 채웠습니다. 덕분에 저는 무언가에 대해 쓰거나 그에 대한 마르크스의 견해를 찾아보고 싶을 때, 비교적 쉽게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었지요.”

“그러니 <자본론>은 제게 성경과도 같았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자본론>은 그간 여러 상이한 해석과 응용에 열려 있었다는 점에서, 저는 <자본론>을 성경에 빗대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보다 저는 <자본론>을 태피스트리에 빗대고 싶은데요, 그 규모로 보나 범위로 보나 바이외 태피스트리(Bayeux Tapestry) 정도는 되겠죠. 마르크스의 작업 전체로 보면, <자본론>의 1권은 그의 정치경제학—그 자체가 마르크스의 작업에서 일부죠—의 중요하기는 해도 일부분일 뿐이고, 그는 2권과 3권, 그리고 훗날 세 권으로 출간된 <잉여가치학설사>도 썼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저 태피스트리를 한올한올 풀어헤쳐 자세히 뜯어볼 수도 있겠고, 특히 오늘날의 학적인 배경에서 재검토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저는 태피스트리를 풀어헤치거나 특정 실오라기를 골라 이를 따라가보기 보다는,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태피스트리를 전체적으로 한번 바로보고자 합니다. 그것은 대체 무엇을 그리고 있는 것일까요? 아참, 저는 이 작업을 행하면서 11개의 테제—네, 11개요!—를 내놓으려고 합니다!”

(런던의 마르크스기념도서관(MML)에서 <자본론> 출간 150주년 기념해 마련된 강연에서 한 이야기를 약간 재구성)

 

<세 번째 강연>

제목: From Financialisation to Neoliberalism
일시: 7월 18일 목요일 오후2시
장소: 고려대학교 정경관 502호

(강연 개요 설명은 조만간 업데이트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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