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파리’ 친구들에게

얼마전 조정환 선생과의 토론회 이후 나의 소회를 적은 글을 이곳에 올렸다. 역시 예상대로, 적지 않은 날파리들이 떼로 날아와 똥을 싸지르고 갔다. 이 글은, 그 날파리들한테 평소 하고팠던 말이다. 그러나 미리 말해두건대, 나는 파리도 사랑할 수 있다. :) (하지만 파리대왕은 싫다ㅎ)

그 이른바 ‘토론회’ 때문이었는지, 며칠 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마르크스주의가 종교라면, 그래서 마르크스가 예수와 같은 존재라면, 나는 뭘까? 가장 먼저는, ‘아니 마르크스주의가 종교라니!’라는 자연스러운 반발이 내 안에서 튀어나왔지만, 이내, ‘뭐 굳이 아니랄 것도 없지’, 라며 불은 스스로 사그라들었다.

그래, 만약 마르크스가 예수님이고 마르크스주의가 기독교라면, 나는 그를 연구하는 ‘종교학자’가 되고자 하는 게 아닐까? 나는 그렇다면 어떤 종교학자인가? 그래도 종교니까.. 나름 신실함을 유지하되, 비판적 긴장을 유지하는 종교학자… 적어도 그런 종교학자가, 나는 되고 싶다. 예컨대 이분처럼.

이렇게 보면, 조정환 같은 이는 뭐라고 해야할까? 그도 종교학자인가? 어떤 면에선 그럴 수도. 그러나, 딱! 하고 떠오르는 이가 있었으니… 그 왜, 기독교로 치면 조x기 목사님, 불교로 치면 석x산 스님, 이런 분들 있지 않은가? 음, 생각할수록 적절하다ㅋ

얘기가 이쯤 되면, 제일 불쌍한 건, 그 조목사님 또는 석스님을 예수나 부처인줄 알고 모시는 ‘신도들’이라는 데는 모두 동의하리라 본다. 이들은 내 블로그에 와서 날파리떼 코스프레를 하고 갔지만(나는 안다. 그들이 실은 파리가 아니란 것을), 사실 그들을 날파리 또는 그만도 못하게 여기는 건—날파리들이여, 잘 알아두셔야 한다—내가 아니라 조목사님들일 게다. (솔직히 우리, 이거 다 알잖아요?)

가만 보면, 이쪽의 사이비 조목사님, 저쪽의 진짜 조목사님이랑 하는 짓도 비슷하다. 신도들 삥뜯어 자기배 불리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않나? 사이비 조목사님은 경제학을 싫어하시지만, 나는 정말이지 ‘조목사님 재생산의 정치경제학’ 이런거 하고 싶다ㅋ(그렇다. 정치경제학은 이렇게, 그 당사자가 아무리 그것을 싫어해도 거기에 있는, 그런 것이었던 것인 것이다!). 물론 그냥 돈을 갖다바치는 건 아니겠지. 그런데 말이지, 말이 좋아 강의(=설교)니 책이니 하지, 정식 강의야 안 들어봐 모르겠지만, 토론회때 (토론 대신으로) 해주신 그야말로 ‘특강’만 두고 미뤄보면, 그 감동이 진짜배기 조목사님 설교엔 훨씬 못 미친다는 느낌이고(오줌마려운 데다가 지루해 죽는줄 알았다—그래서 그림 그린거다), 책은 뭐 솔직히 내용 없기로 이미 정평이 나있지 않은가?

어디 그뿐인가? 그 수많은 잘난 신도들 중에서 제대로 된 ‘후계자’ 하나 길러내지 않는—그러니까 ‘못하는’이 아니라 ‘않는’이다—것은 또 어떤가?! 사실 이번 토론회만 해도, 조목사님 말고 나와서 나랑 한판뜰만한 주자, 그 팀에 하나라도 있나?

 

에고… 눈물 나올라고 한다. 더는 못 쓰겠다. 하지만 글을 마치기 전에, 한 마디만 더 하련다.

친애하는 날파리님들아, 거기서 사이비종교집단놀이 그만 하시고요, 이제 그만 이리 나오시죠? 저는 기껏해야 일개 종교학자일 뿐이니 ‘이리와 내 품에 안기거라’라고는 말 못합니다. 하지만… 이 블로그 이름이 ‘social and material’이에요. 현대사회를 움직이는 데 있어 그 안에서 우리 인간들이 맺는 물질적 사회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러한 물질적 메커니즘이 우리의 삶과 생각을 얼마나 규정하는지, 당신들 목사님이 안 가르쳐줘도 당신들도 알잖아요?

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런 규정을 넘어서야 한다고요? 물론이죠. 하지만 어떻게요? 그래, 당신들은 똑똑하니까 넘어섰다고 칩시다. 더구나 목사님께서 ‘인지적으로’ 넘어서는 방법도 알려주셨을테니.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요? 프로그래머 언니랑 간병인 아줌마는요?

네, 거기 계시는 게, 반드시 목사님 때문만은 아니라는 거, 저도 알아요. 친구들이랑 헤어지기 싫다는 거잖아요. 하지만 여기도 친구들 많답니다. 친구들 모두 이리 나와서, 저랑 같이 정치경제학 합시다. 쏘셜! 머티리얼!! ㅆㅂ!!!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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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oughts on “‘날파리’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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