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헤겔을 비판하고 또 옹호하고

나의 변증법적 방법은 그 근본에서 헤겔의 그것과 다를 뿐 아니라 정반대다. 헤겔에게는 [그가 이념(Idea)이라는 명칭 하에 자립적인 주체로까지 전환시키고 있는] 사고과정(process of thinking)이 현실세계의 창조자고, 현실세계는 이념의 외부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나에게는, 반대로, 관념적인 것은 물질적인 것이 인간의 두뇌에 반영되어 사고의 형태에 변형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 – 자본론 1권 2판 후기, 18-19

일단 비판하고,

(그런데 이런 비판에 헤겔은 좀 억울할 듯…)

나는 약 30년 전에 [헤겔 변증법이 아직 유행하고 있던 시기에] 헤겔 변증법의 신비로운 측면을 비판했다. 그러나 내가 <<자본론>> 제 1권을 저술하고 있던 때에는, 독일의 지식인들 사이에서 활개치는 불평많고 거만하고 또 형편없는 아류들이 헤겔을 [일찍이 레싱(Lessing) 시대에 용감한 모제스 멘델스존(Moses Mendelssohn)이 스피노자(Spinoza)를 대하듯이] ‘죽은 개’로 취급하는 것을 기쁨으로 삼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나는 나 자신을 이 위대한 사상가의 제자라고 공언하고 가치론에 관한 장에서는 군데군데 헤겔의 특유한 표현방식을 흉내내기까지 했다. 변증법이 헤겔의 수중에서 신비화되기는 했지만, 변증법의 일반적 운동형태를 포괄적으로 또 알아볼 수 있게 서술한 최초의 사람은 헤겔이다. 헤겔에게서는 변증법이 거꾸로 서 있다. 신비한 껍질 속에 들어 있는 합리적인 알맹이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그것을 바로 세워야 한다. – 19

그리고 나서 바로 옹호한다.

(그러므로 헤겔의 영향을 부정하지도, 헤겔에 의존하지도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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