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혜노믹스 대 아베노믹스

EM님의 근혜노믹스 시리즈를 읽고 외국에서는 근혜노믹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Geun hey nomics라는 단어로 구글 검색을 해보았다. Top 5 결과는 아래와 같다 –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영자지에서만 쓰는 말인 것 같다 –;

nomics

 

오히려 인상적인 것은 아베노믹스. 전세계가 아주 난리가 났다.

일본은 90년 대 잃어버린 10년 이후 장기 경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 일본 친구 한 명과 이 문제에 대해서 얘기해본 적이 있는데, 이 친구에 따르면 일본은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여러 다양한 경제이론에 바탕을 둔 경제정책을 시행해 보았고, 죄다 실패했다고 한다. 남은 것은 마르크스 정치경제학 뿐이라고 (-_-), 매우 진지하게 얘기했었다.

일본은 물가가 거의 변하지 않는 나라다 (아래 차트 참조). 정부부채는 GDP의 200% (미국이 아직 100%가 안되는데 저 난리를 치고 있다) 수준인데, 대부분의 정부채권을 일본인들이 보유하고 있어서 국가부도 위험은 거의 없다.

이런 환경에서 새 일본 총리 아베가 돈도 풀고 (물가를 2% 정도로 높이려고 한다) 정부지출도 늘리는 방식으로 경기확장을 시도하기로 결정하고 엄청난 결기로 밀어부치는 중인데 이것을 아베노믹스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돈을 푸는 방식에는, 민간이 보유한 정부채권을 대규모로 구매하는 방법(양적완화)과 중앙은행 예치금 이자를 낮추는 방법이 있다. 둘 다 사용하는 모양이다. 워낙 중대한 사안이라고 봤는지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에 아베가 거의 협박성 압력을 가했다고 한다.

물가가 높아지면 보통 통화가치가 떨어지고 (물가가 높아지면 갚아야 될 돈의 구매력이 낮아지니까) 부채가 화폐화된다. 일본 정부로서는 일반적인 경기활성화 효과 외에도 수출도 늘리고 부채 부담도 (실질적으로) 덜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안정적인 국채 구매수요를 감안하면 금리 (특히 실질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다. 수출중심형 경제를 가진 한국과 중국 입장에서는 꽤 부담스럽겠지만, 뭐 일본이 신경이나 쓰겠는가.

적극적인 경기확장정책을 지지하는 폴 크루그먼은 대찬성이다. 미국이 재정정책에 소극적이고 유럽이 아예 긴축정책을 펼치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해왔는데, 드디어 본인의 구미에 맞는 정책이 등장한 것. 일본이 이러다 새 시대를 여는 것 아니냐며 적극 찬동하는 칼럼을 뉴욕타임스에 실었다.

이 정책의 성패여부와 관계없이 일본경제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담한 정책을 제시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노믹스’를 붙여줄만 하다. 이제 일본 경제를 아베 이전과 아베 이후로 나누어 논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의 근혜노믹스의 경우에는…

일단 박노믹스 아닙니까??? 무슨 어린이 영양제 이름 같긴 하지만.

그리고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우리나라 거시경제의 당면과제는 부동산 가격의 장기하락 추세 하에서 막대한 가계부채가 야기할 수 있는 금융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다. 여기에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한 소득격차 문제의 해소와 내수 확대를 더할 수도 있겠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강력하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나와야만 ‘-노믹스’를 붙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레이거노믹스처럼 박근계 이전과 이후를 구분하게 할만한, 폴 크루그먼 같은 사람이 주목하고 거기에 대해서 논평할 가치를 느끼게 할만한 그런 정책들 말이다.

그런데 국민행복이니 창조경제니 하는 추상적이고 뻔한 구호에 ‘-노믹스’를 붙여놓았으니, Geunhey-nomics는 아무래도 영원히 콩글리시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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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thoughts on “근혜노믹스 대 아베노믹스

  1. “죄다 실패했다고 한다. 남은 것은 마르크스 정치경제학 뿐” 이 대목에서 저도 모르게 풉- 웃음이 터져서… 그런데 그 일본 친구 분하고는 영어로 대화하신 거겠죠?

    1. 아하하. 인사는 상대편의 언어로, 본론은 영어로 ㅋ 그래도 마르크스를 언급할 때 그는 자뭇 진지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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