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부분노동자(Teilarbeiter), 분업(Teilung der Arbeit), 부분기능(Teilfunktion)

매뉴팩쳐는 … 인간을 그 기관으로 하는 생산 메커니즘이다 – 자본론 1권 14장, 458; MEW 23, 358

독립수공업자가 하나의 완전한 인간이라면, 매뉴팩쳐에서 인간은 인간의 기관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 – 팔, 다리, 간, 위장, 눈 등등.

대신 기관으로서 인간은 나름의 독립성을 유지한다. 기계제 대공업에서는 이런 종류의 독립성을 찾아볼 수 없다.

수공업자의 숙련이 여전히 생산과정의 토대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각 노동자는 오로지 하나의 부분 기능(Teilfunktion)만을 수행하게 되고, 그의 노동력은 이 부분 기능(Teilfunktion)의 평생의 기관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 458-9

Teil-(부분)이라는 접두어는 앞으로 계속 나오므로 주목하도록 하자. 가령 분업은 Teilung der Arbeit, 부분노동자는 Teilarbeiter다. 펭귄판에 보니 부분 기능은 partial function, 분업은 the division of labour, 부분노동자는 specialised worker로 번역되어 있다.

매뉴팩쳐의 살아 있는 메커니즘을 형성하고 있는 집단적 노동자는 순전히 이와 같이 일면적으로 전문화된 부분노동자들(Teilarbeitern)로 구성되어 있다 – 459; 359

집단적 노동자는 부분노동자들을 팔, 다리, 간, 쓸개, 위장 등등의 기관으로 사용하는 하나의 커다란 인간이나 마찬가지다. 그림으로 그려놓으면 재미있겠다.

매뉴팩쳐는 [이미 사회에 존재하던] 직업의 자연발생적 분화를 작업장 안에서 재생산하고 또 그것을 체계적으로 끝까지 추진함으로써 부분노동자들의 숙련(Virtuosität)을 생산해 낸다 – 460; 359

그러므로 매뉴팩쳐에서는 숙련노동자와 비숙련노동자, 복잡한 노동과 단순한 노동의 구분이 철저하게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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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thoughts on “(124) 부분노동자(Teilarbeiter), 분업(Teilung der Arbeit), 부분기능(Teilfunktion)

  1. Virtuosität라는 말이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거장이 소유하는 탁월한 기량이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위키를 보면 한 음악이론가가 Virtuosität를 “permanente Überbietung” (끊임없이 전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묘사했습니다. 저는 지난 해에 6개월 정도 주방에서 일했는데, 실제로 요리사들에게 신기에 가까운 기술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근데 제가 소스라치게 놀라니까 그 친구는 누나, 우린 맨날 하는게 이거야 하면서 한심해하더라구요. 그 친구가 저보다 나이가 열 살 정도 어린 친구였는데 자기 애가 요리사가 되면 죽여버리겠다고 했어요. 아마 그렇게 될 때까지 너무 힘든 과정을 겪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언젠가 식당에 엄청나게 손님이 밀어닥칠 때가 있었는데 몇시간 동안 잠시도 쉬지 않고 뜨거운 불 앞에서 계속해서 파스타를 만들던 모습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보통 힘들 때는 짜증을 많이 내는데 그 날은 그 친구들이 일이 끝나고 모두 다 말없이 담배만 피우고 있더군요.

    1. 네. 영어에서도 virtuoso는 거장이나 명인을 뜻하지요. 그런데 요새는 virtuoso가 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기술도 중요하지만 값나가고 대단해보이는 무엇인가를 만들어야 하는 것 같아요.

      1. 그런데 이 문장을 찾아보니 부분노동자들의 숙련이라는 말이 Virtuosität des Detailarbeiters이라고 나와 있네요. Detailarbeiter는 맑스가 사용하는 고유한 말인 것 같아서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Die Manufaktur produziert in der Tat die Virtuosität des Detailarbeiters는 매뉴팩쳐는 사실상 노동자 한 명 한 명을 장인으로 만들어낸다. 이런 뜻 아닐까요. 근데 어쨌든 Virtuosität는 숙련이라는 말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간 능력의 최대치가 아닐까.. 그리고 이 말은 기계제 생산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제가 구내식당에서 일할 때 기계세척 해봤거든요. 세척은 기계가 하지 우리가 하는 일은 앞에서 짚어넣고 뒤에서 빼는 것밖에 없어요. 근데 한시간만 해도 죽을 것 같아요. 넣는 것보다 빼는게 더 힘든데 왜냐면 넣는건 넣는 사람 맘이지만 빼는건 나오는대로 계속 빼야되요. 처음엔 나오는대로 뺄 수 없으니까 계속 밀려요. 근데 한달만 계속 하면 손이 그냥 저절로 움직여요. 하지만 아무리 숙련되도 그건 인간 능력의 최대치를 요구해요. 왜냐면 인간은 기계의 속도에 맞출 수 없어요. 그냥 인간이 그 순간에 기계가 되는거지.

      2. 1. 일단 Detailarbeiter는 Teilarbeiter와 같은 의미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2. “노동자 한명 한명을 장인으로 만들어낸다” ->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완성시킨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여기에 대해서는 추후에 좀더 상세히 다룰 생각이빈다.
        3. 기계세척에 대해 말씀하신 사항은 제가 보기에는 기계제 생산에서 노동강도가 높아진다는 쪽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합니다. ‘강도’라는 측면에서 인간능력의 최대치라고 해야겠지요.

        1. heesang님 말이 맞는 것 같아요. Virtuosität는 기교라는 말로 번역할 수 있고, 기교는 오랜 훈련을 거쳐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강도와는 다른 것이겠죠. 어쨌든 저는 매뉴팩쳐 때부터 이미 자본주의의 독특한 잔인함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을 혼동했던 것 같습니다. 매뉴팩쳐 생산방식에 대해서는 나중에 공부를 해야겠지만,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전자와 후자가 마라톤과 썰매를 끄는 개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마라톤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썰매를 끄는 개는 채찍질이라는 외적인 강제가 필요하죠. 물론 전자와 후자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본주의적 경쟁이라는 외적 강제겠지만, 적어도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기계제 생산은 매뉴팩쳐와는 달리 기계라는 요소가 개입된다는 것이죠. 또다시 기계세척의 비유를 들어본다면, 사실 기계를 가지고 일을 해도 천천히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주어진 시간 내에 끝내야 하기 때문에 말 그대로 미친듯이 넣고 미친듯이 빼야하죠. 하지만 썰매를 끄는 개 입장에서는 왜 이렇게 서둘러 가야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는 것처럼, 우리도 순전히 기계세척은 힘들다는 생각밖엔 안 해요. 왜냐면 작업장 안에는 기계 옆에서 계속해서 물건들을 운반하고, 정리하고, 작업장을 청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일을 할 때는 힘들긴 하지만 사실 노가다와 같은 이치여서 힘들면 잠시 숨돌릴 틈도 있고 알게 모르게 천천히 할 수도 있거든요. 적어도 인간과 노동 대상 사이에 기계가 끼어들어서 쉴 새 없이 몰아세우지는 않죠. 기계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업반장 역할을 해요.

  2. 1. 인용하신 첫 문장의 독어 원문은 “ein Produktionsmechanismus, dessen Organe Menschen sind(MEW 23: 358)

    부분노동에 관한, 매뉴팩춰와 공장의 비교는,

    In der Manufaktur bilden die Arbeiter Glieder eines lebendigen Mechanismus. In In der Fabrik existiert ein toter Mechanismus unabhängig von ihnen, und sie werden ihm als lebendige Anhängsel einverleibt.(MEW 23:445)

    2. 인용하신 맑스의 그 문장은,
    맑스의 위 문장은 다음 두 가지와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를 맺고 있는 듯 여겨지는 군요.

    1) 호라티우스의 시구 “찢겨흩어진 사지(disjecta membra)”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Disjecta_membra
    “자본” 1권에서는, s.122, 363, 385, 494(MEW 23)에서 직접 인용됨.

    2) 들뢰즈가 시인 아르토로부터 빌려온 표현/개념인 “기관 없는 신체(corps sans organes)”
    참고) http://en.wikipedia.org/wiki/Body_without_organs
    http://fr.wikipedia.org/wiki/Corps-sans-organes

    1. 감사합니다. 그런데 들뢰즈가 매뉴팩쳐에 대한 마르크스의 논의를 염두에 두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1. 그래서, 전 들뢰즈가 몹시 못마땅한 거죠.

        그리고, 들뢰즈는 아무리 읽어도 제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넘 많고요.

        먼저, 뭐든 약간이라도 납득이 되어야 이해가 되는 법인데…
        들뢰즈는 넘 뻥이 쎄고 구라도 황당해서요…내세에 가서나 납득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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