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PPE: 경제학을 넘어 사회과학의 재편으로 (4)

IV. IIPPE: 정치경제학 진흥을 위한 국제 연대

이상과 같은 지적・현실적 배경이 IIPPE와 같은 기획을 필연적으로 낳았다면, IIPPE는 거꾸로 그런 필연성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이에 대답하기 위해 지금부터는 IIPPE의 구체적인 구성과 연혁, 주요활동들을 훑어볼 것이다. 이제 태어난 지 햇수로 5년에 지나지 않으므로 몇 가지 핵심사항들을 빼고는 현재 IIPPE의 적지 않은 부분이 여전히 형성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하의 내용은 앞으로 해당 주체들이 어떻게 만들어나가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도 있다.

1. IIPPE의 목표・기능・구성

(1) 목표 및 기능: IIPPE는 다섯 가지 기본 목표를 전면에 내세운다. 첫째,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Marxist Political Economy)을 장려한다. 둘째, 주류경제학을 억누르고 비판한다. 셋째, 주류경제학에 대한 이단적 대안들과 비판적이고 건설적으로 연계한다. 넷째, 경제학 이외의 다른 사회과학들을 가로질러 정치경제학을 퍼뜨린다. 다섯째, 진보적 정책을 고안하고 진보적 운동을 지원함으로써 실천 활동과 연계를 꾀한다.

여기서 2-5번째 목표의 당위성과 의의는―상당부분 앞 절의 논의로부터―자명해 보일 것이나, 첫 번째 것에 대해 의문을 갖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왜 굳이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인가? 간단히 답하면, 여러 정치경제학‘들’ 중에서도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이야말로 마르크스와 엥겔스(Friedrich Engels)에 의해 기본 아이디어들이 제공되고 그들 사후 약 한 세기 동안 변모하는 자본주의와 함께 발달하는 동안 가장 체계적이고도 지속적으로 자본주의의 변화하는 물적 현실의 본질을 일관되게, 특히 이제는 여러 갈래의 정치경제학들의 고유의/공통의 관심사로 자리잡은 가치・자본축적・계급・권력 등의 범주들을 중심으로 밝히려고 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특히 최근 들어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은, 이를테면 젠더나 환경 등의 문제를 접근함에 있어 한계를 노출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거꾸로 말하면, 만약 우리가 그런 (새로 인식된) 문제들을 ‘정치경제학적으로’, 즉 현대 자본주의의 물적 현실과 그것의 특수한 재생산 양식에 주의를 기울이며 규명하려 한다면 우리는 필연적으로 전통적으로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이 벼려놓은 도구들과 시각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됨을 발견할 것이다. 따라서 그런 문제들의 존재는 마르크스주의 정치경제학의 한계를 드러낸다기보다는 그것이 향후 더욱 발전될 방향을 가리켜준다고 해야 할 것이다.

IIPPE란 이상과 같은 그 목표에 동의하는 연구자・학생・활동가・개인의 네트워크인 셈이다. 이런 네트워크의 존재로써 이제 위와 같은 목표들을 집단적으로, 그리고 범지구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하나의 ‘판’이 벌어졌다고 보면 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IIPPE의 다양한 방식의 대외활동을 통해, 그 목표의 추구과정에서 획득되고 또 그 과정을 계속해 나가는 데 요구되는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폭넓게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2) 구성: ‘네트워크’라고는 해도 IIPPE는 그 나름의 체계와 구조를 갖는다. IIPPE가 대표하는 지적 스펙트럼의 폭넓음, 추구하는 목표 달성의 까다로움, 그리고 그것이 상정하는 비판 대상의 견고함과 막강한 현실적 힘을 두고 보면, 매순간 IIPPE의 현상태를 평가하고 그것이 향하는 방향이 위의 다섯 가지 목표의 추구에 부합하는지를 점검할 일종의 ‘집행위원회’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매년 선거를 통해 다수결로 선출될 이 집행위원회는 한 해 동안 IIPPE와 결부될 다양한 업무를 다룰 책임자들을 임명하고 이들은 ‘내각’을 구성한다. 이 업무엔 현재 연2회 발행되고 있는 소식지 발간, 대외관계 관리, 웹사이트 관리, 워킹그룹 지원, 출판, 교육자료 개발 및 관리, 정책고안 등과 관련된 실천활동 지원 등이 포함된다.

여기서 한 가지 특기할 만한 것은, IIPPE의 최고의결권이 ‘워킹그룹코디네이터회의’(Board of Working Group Coordinators)에 있다는 사실이다. 집행위원회도 바로 여기서 투표로 선출된다. 이는 워킹그룹이 IIPPE에서 갖는 독특한 지위를 반영하는 것으로, 워킹그룹이야말로 IIPPE를 구성하는 진정한 ‘단위’다. 3인 이상의 IIPPE 회원이 뜻을 모으면 쉽게 워킹그룹을 구성할 수 있으며, 이렇게 만들어진 워킹그룹은 최대한의 자율성을 보장받으면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각 워킹그룹을 대표하는 단수 또는 복수의 코디네이터는 워킹그룹코디네이터회의에 참여하게 된다. [IIPPE의 구성과 조직 등을 명시한 일종의 정관(statute)이 현재 임시로 나와 있고, 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올해 9월에 열릴 IIPPE의 첫 번째 연례총회 자리에서 이 정관도 확정되고 승인될 예정이다.]

(3) 워킹그룹: 워킹그룹은 특정한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거기 관심이 있는 회원들 사이의 다양한 교류활동의 장이 될 뿐만 아니라 토론회・강연회를 열거나 해당 주제에 대한 교육자료를 만들고 워킹페이퍼시리즈를 냄으로써 외부와 교류를 꾀하기도 한다. 현재 IIPPE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통로는 인터넷 홈페이지인데, 거기에선 잘 드러나지 않지만 대부분의 워킹그룹들은 야후나 구글 등에 자체적인 게시판 또는 토론그룹을 두고 상시적으로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고 여러 활동들을 도모하고 있다. 요컨대 워킹그룹은, 위에서 제시된 IIPPE의 핵심목표를 실질적으로 구현해 나가는 일상적 수준의 기본단위일 뿐 아니라 개별 회원들 및 그들의 작업을 ‘정치경제학 진흥’이라는 좀 더 커다란 맥락 안에 위치짓는 매개가 된다. 그리하여 한 개인은 IIPPE에 가입한 뒤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워킹그룹에 가입하거나 새로운 워킹그룹을 구성함으로써 본격적으로 IIPPE 활동에 함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개별 회원이 워킹그룹에 들어가는 것이 의무사항은 아니다. (계속)

IIPPE: 경제학을 넘어 사회과학의 재편으로 (1)

IIPPE: 경제학을 넘어 사회과학의 재편으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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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PPE: 경제학을 넘어 사회과학의 재편으로 (4)

IIPPE: 경제학을 넘어 사회과학의 재편으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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