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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가계부채와 정부부채

가계/개인부채와 정부부채가 동시에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링크] 가계/개인이든 정부든 부채 문제야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지만, 이 둘이 함께 엮여서 제시되고 있다는 게 재밌다. (참고로, 새사연에서 최근에 가계부채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링크])

어쨌든 간에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고, 그런 점에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준다는 점에서 적절한 기사라고 본다. 그러나 문제는, “개인부채와 정부부채가 함께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라는 문구가 미묘한 환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서 토요일자 <가디언>에 난 한 기사를 참조할 만하다. [링크] 우리나라와는 달리 현재 영국에서는 정부부채 문제가 큰 이슈로 제기되고 있고(이는 우리나라에서 정부부채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이 문제가 좀 더 심각하고 강력하게 제기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할 뿐이다), 집권중인 보수당은 정부지출을 줄이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과정에서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말하면, 억지로 줄인 정부지출이 고스란히 가계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쯤해서 다시 우리나라 얘기로 돌아가면… 맨앞에서 링크한 기사의 말미에 재정부 관계자가 현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는 언급이 있다. 이와 같은 ‘행정가’의 진심어린 우려가, 앞으로 ‘정치꾼’들의 간교함을 거치면서 어떻게 치장될 것인지 궁금하다.

덧붙이면… 요새 복지(국가) 얘기가 진보나 보수를 막론하고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는데, 그렇다 보니 ‘진짜 복지’가 뭐냐는 논란도 생기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부채 문제가 계속해서 심각하게 제기되면, 더구나 ‘가계/개인부채’도 아닌 ‘정부부채’ 문제가 전에없이 심각하게 제기되면, 보수 입장에서는 별로 표도 안 나는 ‘복지’ 카드를 버리고 다시금 그들의 전가의 보도, ‘긴축’ 카드를 빼들 가능성이 크지 않을까 싶다. 레임덕도 있고 하니까 현정부를 어느 정도 까는 것도 용인이 될 것이고(어쩌면, 현정부 쪽에서 ‘긴축’ 카드로 선수를 칠 수도 있겠는데… 최근 신공항 공약 뒤집은 것이 그 신호탄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미 그간 벌여놓은 것들이 있어서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돌이켜보면, MB도 ‘주식회사 대한민국의 CEO’를 자처하며 ‘방만한 정부재정 운영’ 문제를 집중 공략하지 않았던가.

물론, 만약 이 ‘긴축’이 실제로 행해진다면, 이는 위 <가디언>이 지적하는 것과 같은 형태를 띨 것이 불보듯 뻔하다. “개인부채와 정부부채가 함께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라는 문구는 바로 이런 점을 미묘하게 감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