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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이른바 “권력 세습”에 대한 메모

북한에 대해 간단한 메모.

(1) 권력을 “세습”한다고 말이 많은데… 후계자로 지정했을 뿐 실제로 “세습”이 이뤄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종종 잊는 것 같다. 그렇게 보면, 이번 “후계자 지정”은 뭐랄까… “정상적인” 정치과정의 일부라고 보는 게 좀 더 유의미할 것 같다.

다시 말해, 나는 이번 문제에서 핵심은 김정은이 아니라 김정일이라 본다. 김정일이 당장 내일모레 죽을 것도 아닐텐데… 자기 아들을 후계자로 지정한 것은 그것 자체로만 보면 별로 의미가 없다. 오히려 그는, 후계자를 “지정”하는 행위를 통해 모종의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일 테다.

뭐 김정일… 그다지 건강해 보이지는 않는다만… 그래도 그가, 자신이 3년 안에 죽는다고 생각지는 않을 것. 오히려 30년은 더 산다고 가정하는 게–비록 3년 뒤에 급사를 하더라도–합리적인 게 아닐까? 그런 그에겐, 자신의 권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최대의 관심거리일 것. 세습 문제는 오히려 부차적이며 현재의 권력유지에 봉사하는 한에서 고려되는 게 아닐까 한다. (“김정일” 대신 “김정일로 대표되는 현재 북한 지배집단”이라고 해도 되겠다.)

현재 북한 정권이 오랜 위기상태에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작금의 “후계자 지정의 정치”는 기본적으로 그런 배경에서 즉 그에 맞선 위기 타개책으로 볼 필요가 있고, 그런 의미에서 “세습”이라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무분별한 비난을 거기에 퍼붓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사실 “후계자 지정의 정치”는 우리나라 정치판에서도 그다지 낯선 게 아니며, 그렇게 지정된 후계자가 진짜 권력을 내려받느냐는 또 별개의 문제다.)

그렇다면 왜 하필 자기 아들을 “후계자로 지정”한 것인가? 그야 난 모르지… ㅎㅎ 하지만 현재 체제의 안정성이라는 관점에서만 보더라도 김정은, 나쁘지 않은 선택 아닐까 싶은데… (함 봐라… 김정은… 어째 좀 모지라 보이지 않나? 옆에서 주무르기도 쉬워 보이고..) 어쨌건 여기서도 “세습”이라는 프레임은 그다지 좋은 것 같진 않다.

(2) 삼성 또는 남한의 재벌 일반과 북한을 비교하는 사람도 많고, 또 그것을 터무니없는 짓이며 결과적으로는 북한을 옹호해주는 논리라고 콧방귀 뀌는 사람도 많은 것 같다.

그런데 북한의 이번 “후계자 지정”을 일반적인 정치과정의 일부로 볼 수 있는 데 비해서, 우리나라 재벌의 세습은 어떻게 봐도 말이 안 된다. 바로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재벌들은 북한보다 말이 안 되는 집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