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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노동과정론

우리가 지금까지 그것의 단순하고 추상적인 요소들에 대해 설명해 온 노동과정은 사용가치를 생산하기 위한 합목적적 활동이며,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연에 존재하는 것을 사용하는것이고, 인간과 자연 사이의 신진대사의 일반적 조건이며, 인간생활의 영원한 자연적 조건이다. 따라서 그것은 인간생활의 어떤 형태로부터도 독립하고 있으며, 오히려 인간생활의 모든 사회적 형태에 공통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노동자를 다른 노동자들과의 관계에서 설명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한편에는 인간과 그의 노동, 다른 편에는 자연과 그 소재 – 이것만으로 충분했다. – 자본론 1권 7장, 244

사회형태와 무관한 노동과정의 요소들을 반복하여 설명하고 있다.

노동과정의 일반적 성격은, 노동자가 노동과정을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본가를 위해서 수행한다는 사실에 의해서는 물론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또 장화를 만들거나 실을 뽑는 특정한 방식도 자본가가 개입했다고 해서 당장 변하는 것은 아니다. 자본가는 우선 그가 시장에서 발견하는 그대로의 노동력을 고용하지 않으면 안 되며, 따라서 [자본가가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에 행해졌던 종류의] 노동에 만족하지 않으면 안된다. – 245

이렇게 자본이 있는 그대로의 노동력을 고용할 때, 자본에 대한 노동의 형식적 종속 혹은 포섭이 일어난다. 자본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노동이 자본에 종속됨으로써 생기는 생산방식 그 자체의 변화는 나중에 비로소 일어날 수 있으며, 따라서 그것은 나중에 고찰할 것이다. – 245

자본은 노동과정 그 자체를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본에 대한 노동의 실질적 종속이 일어난다. 16장에서 마르크스는 이렇게 쓴다.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은 진정한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 생산방식은 자본에 대한 노동의 형식적 종속 (formellen Subsumtion; formal subsumption)의 토대 위에서 그 자신의 방법, 수단, 조건을 만들어 내면서 자연발생적으로 발전한다. 이 발전의 과정에서 형식적 종속은 자본에 대한 노동의 실질적 종속 (reelle Subsumtion; real subsumption)으로 대체된다. – 16장, 685-6

노동과정의 “단순하고 추상적인 요소들” (244)에 주목할 때 노동과정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동일하다. 하지만, 특수한 생산양식은 특수한 노동과정을 만들어낸다. 그러므로 노동과정 일반, 생산 일반은 공허한 추상이다.

노동과정론(labour process theory)은 자본주의적 노동과정, 자본에 대한 노동의 실질적 종속의 구체적 측면을 분석한다. 노동과정론은 1974년 출판된 해리 브레이버만의 노동과 독점자본(Labor and Monopoly Capital) – 그의 유일한 저서다 – 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후 이 책의 성과를 능가할 만한 연구는 없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애초에는 자본주의에서의 노동의 비숙련화(de-skilling) 경향에 주목하였지만, 최근에는 푸코의 권력관계 개념을 적극 차용하면서 노동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노동가치론의 폐기를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아졌다.

아래 노동과정론에 대한 논문들 참조:

난파선에서 기어나오기 – 노동과정과 생산의 정치 (폴 톰슨)

브레이버만(H. Braverman) 이후 최근까지 노동과정이론의 전개과정에 대한 비판적 고찰 (박상언)